[Flog][1년 차] 하나의 프로젝트 3번 기획해 본 사람의 일기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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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프로젝트 3번 기획해 본 사람의 일기] 시리즈 

- Prologue

- 1년 차 _ "찬양씨, 내 말이 어려워요?"

- 2년 차 _ 큰 그림, 보고 있나요?

- 3년 차 _ 기획자와 프로젝트 사이 적정거리 찾으신 분?

- Epilogue



Episode 1. 찬양씨, 내 말이 어려워요? 

아직도 시몬님 뒷모습만 보고 쫒아가기 바빴던 첫 미팅날을 기억한다.
청춘작당은 '2019 전남 인구 희망찾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도 사업으로 시작했고,
주요 미팅 대상은 사업을 담당하는 공무원분들이었다.

보조금 사업이라는 존재도, 주무관이라는 직책도 생소했다.
자리에 앉아 회의를 시작하는데 '몇 분기', '교부 신청/결정', '사업계획서' 등
모르는 단어들이 오고 갔고, 받아적기에도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 때는 네이버나 구글에 바로바로 검색해서 내용을 따라갈 수 있다는 것도 몰라서 눈동자만 흔들고 앉아있었다. 

처음에는 '처음이라 모르는 게 당연해. 하면서 계속 배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모르는 건 줄지 않고 늘어만 가는 것 같았다.
사업 전체적인 그림을 기획하면서 브랜드도 기획하고, 그 다음은 모집을 기획해야하고, 그리고 홍보 기획,
또 프로젝트 운영은 어떻게 할건지 기획해야하고, 세부 프로그램 기획도 해야하는 식으로 산 넘어 산이었다.
더 큰 문제는 그래서 그런 기획을 '어떻게'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 담당 주무관님과 통화를 하면서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 공유하고 있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갑자기 정적이 흐르더니 "찬양씨, 내 말이 어려워요?"라고 말씀하셨다.
그 질문을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었으나 그 당시 나에게는 '이것도 모르냐'는 의미로 다가왔고
방음도 안되는 작은 사무실 화장실에서 몇 번이고 얼굴을 씻고나왔다.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을 탓할 수 없다.
나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사람일지라도 내가 말하지 않으면 내가 뭘 모르는지 알 수 없다.
나 조차도 내가 뭘 모르는지 잘 모르겠는 영역이 있으나, 누군가 떠먹여주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의 내가 그 때의 나에게 조언해줄 수 있다면,
'조급하겠지만 조급함에 집중하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걸 차근차근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1. 그 날 회의에서 내가 몰랐던 용어들, 개념들, 이해하지 못했던 흐름이 뭔지 정리하고 지금부터 아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2. 모방부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은 홍보 기획을 어떤 툴을 사용해서 했는지, 브랜드 기획을 잘한다는 사람은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등을 찾아보고 적용해 본다. 

하나씩 하다보면 분명히 쌓이게 되어있다. 


Episode 2. 그래서 이게 귀촌 프로젝트라는 거에요, 아니라는거에요? 

청춘작당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전남 아이디어랩 사업화 지원사업'을 신청했고, 심사위원들 앞에서 청춘작당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청춘작당은 무엇입니다.'라고 말하는 시간이었다. 

외워간 대로 청춘작당에 대해 발표를 끝내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는데,
"그래서 청춘작당? 이게 뭐라는거에요? 귀촌 프로젝트라는거에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 때는 왜 그랬을까...ㅎㅎ 청춘작당을 '그냥' 귀촌 프로젝트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청춘작당은 그 보다 훨씬 의미있고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하고 싶었다.
그런데 준비 된 말이 없었다.
"귀촌 프로젝트는 아닙니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서 있는 나와 "그럼 뭔데요?"를 반복하고 앉아 있는 분이 대치하고 있을 뿐... 

발표장을 나오면서 내가 담당하는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말하지 못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내가 하는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실제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고 어떤 목표가 있는지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그리고 그 말을 누구나 알아 들을 수 있게 말하는 게 필요했다. 

기획자로서 가장 기본이 되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발표를 위한 것만이 아니다. 기획자로서 그런 포인트들이 명확해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협업'이라는 걸 할 수 있다.

이 깨달음에서 파생 된 '결과물(세부 기획서, 디자인/영상 결과물 등) 피드백하기'에 대한 이야기는 '2년 차'에서 다루기로..!



눈물의 1년 차에 대해서 말하자면 끝도 없을 것 같아 '기획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배운 포인트들만 정리해보았다.
('운영자'로서 배운 것, '대표'로서 배운 것도 참 많지만..!)

2년 차에서는 또 어떤 것들을 배우고 성장했을지..! 기대하는 것이 시리즈물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두구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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