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g][3년 차] 하나의 프로젝트 3번 기획해 본 사람의 일기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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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프로젝트 3번 기획해 본 사람의 일기] 시리즈 

- Prologue

- 1년 차 _ "찬양씨, 내 말이 어려워요?"

- 2년 차 _ 큰 그림, 보고 있나요?

- 3년 차 _ 기획자와 프로젝트 사이 적정거리 찾으신 분?

- Epilogue



Episode 1. 기획자와 프로젝트 사이 적정거리 찾으신 분? 

나는 청춘작당 프로젝트를 사랑했다.

생각하면 마음 저리고 이 때문에 수 없이 많은 눈물 흘렸으면 사랑... 그거 맞지...?

사랑을 넘어 '청춘작당 = 나'가 될 때가 많았다.
프로젝트와 스스로를 동일시 했을 때 반드시 따라오는 부작용이 있다.


부작용 예시
-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을 개인에 대한 피드백으로 받아들여 일희일비한다.
- 프로젝트의 실패를 인생의 실패로 치환하여 깊게 좌절한다.
- 일을 진행하면서 이슈가 발생하면 하나의 '이슈'로서 컨트롤해야하는 것으로 직면하지 못하고 부담과 두려움으로 회피한다.


2년차를 마치고 4달 가까이 우울감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스스로를 인지했을 때,
이젠 프로젝트와 스스로 사이의 적정거리를 찾아야한다고 생각했다. 

적정거리를 찾는다는 게 한 번에 되는 건 아니었다.
3년차라고 해도 모집에 난항을 겪을 땐 너무 두려웠고,
개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이유로 장시간 정성을 쏟은 프로젝트가 쉽게 저평가 될 때 마음이 상하는 걸 막을 수 없었다. 

꾸준히 노력하는 게 필요했다.
그 노력에 도움이 되었던 것들을 나눠보자면,


1) 미션팀 체제와 PO라는 역할

3년차 때는 청춘작당 미션팀이 꾸려지면서 'PO'라는 이름으로 역할이 좀 더 구체화되었다.
온전히 청춘작당에 함께 집중하는 '팀' 자체가 설정되고, 그 팀을 이끄는 역할을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프로젝트와 스스로를 동일시 하는 것이 줄어들었다.
그 자리를 대신해서 '어떻게 하면 팀을 잘 이끌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같이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이 자리하게 되었다.
그 해 진행했던 리더십 워크샵도 좋은 도움이 되었다.
사내 리더들과 함께 좋은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고 그 자리에서 얻은 새로운 인사이트들이 프로젝트와 스스로의 적정거리를 찾는 것에 도움을 주었다. 


2) 매주 적었던 주간회고

팜앤디 모든 크루가 한 주를 마감하며 그 주에 있었던 업무와 경험에 대해 '주간회고'를 적는다.
한 주 동안 어떤 업무 챌린지가 있었는지, 어떻게 대응했는지, Good Point는 무엇이고 Bad Point는 무엇인지 적는 시간을 가지며
프로젝트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했다.

또 마음이 상하고 크게 좌절했던 순간이 있었는데 아래는 그 때 적었던 주간회고 내용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그 다다른 곳에 오래 머물지 않을 것 같다.
이전에는 늪에 빠진 것 처럼 빠져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지금은 이전보다 빠르게 다시 올라오고있다.

이제는 내가 그 모든 감정과 태도를 컨트롤 할 수 없음을 수긍한다.
몇명의 태도와 말이 지금까지 애써온 나의 노력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

다시 생각해봐도 나는 동일한 결정을 내릴 것이고, 그에 대한 누군가의 감정은 그의 것이지 내것이 아니다.
일 때문에 속상하고 우울한 마음을 내 삶에 너무 크고 길게 가져가고 싶지 않다.

그리고 자주 썼던 내용이,

자, 다시 생각해보자. 뭐가 문제였을까? 어떻게 하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까?

였다.
지금은 그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자, 지금 뭐가 문제일까?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를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이슈를 이슈로만 보는 훈련도 함께 했던 것이다.


Episode 2. 유연함은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나올 수 있다.

나는 동화책을 모으는 취미가 있다. 언젠가 내가 쓴 동화를 출판하고 싶다는 소망도 늘 가지고 있다.
<도서관에 간 사자>라는 동화책이 있는데, 뜻밖에도 기획자, 그리고 운영자로서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도서관에 간 사자 표지

<도서관에 간 사자>는 제목 그대로 도서관에 사자가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도서관 직원이 허둥지둥 달려와 사자가 도서관에 들어왔다고 놀란 목소리로 이야기 했는데,
관장님은 차분하게 "그래서 사자가 규칙을 어겼나요?"라고 물어보는 장면이 있다.

나였다면,
"네??!!! 사자가요??!! 왜요?!! 어떡하지 어떡하지, 일단 사자는 도서관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으니까 쫒아냅시다!"
라고 결론을 내렸을 것 같다.
하지만 관장님은 그러지 않았다.
어떻게 그렇게 차분하면서 부드럽게 상황을 마주했을까 생각해봤다.

관장님에게는 도서관 규칙이라는 명확한 중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유연함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스스로의 결론에 이르렀다.
나에게도 "그래서 사자가 규칙을 어겼나요?"라고 말했다면 좋았을 순간들이 있다.
관장님처럼 유연하게 대처하려면 먼저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고 생각했다.


기획한 것을 실행하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피드백을 듣게 된다.
그 모든 피드백이 꼭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도움이 되는 피드백과 일방적인 불평을 구분하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유연한 것과 다른 사람의 말에 끌려다니는 것은 한 끗 차이였다.
물론 기획자가 모든 상황에서 옳을 수 없고, 모든 상황에 한 가지 기준을 적용할 수 없지만,
프로젝트의 목적과 목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명확한 결정 기준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다.
진짜 유연함은 먼저 명확함이 있어야 순기능으로 발현될 수 있다.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3년차에서 한 것 같다. 

이제 에필로그만 남겨두고 있군..! 

에필로그는 플로그가 아닌 크루피셜로 돌아오겠습니다:D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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