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
2026-06-23
조회수 113

AI를 쓴다는 건, 어디까지를 말하는 걸까. 

궁금한 걸 물어보고 답변을 받는 것. 그것도 물론 AI를 쓰는 거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시작했고, 지금도 그렇게 쓸 때가 많다.

근데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AI를 쓰는 방식은 해마다 꽤 많이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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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용 방식 타임라인


2023년에는 프롬프트를 잘 쓰는 게 중요하다고 했고, 2024년에는 AI 도구를 잘 조합해야 한다고 했다. 

2025년에는 바이브 코딩이라는 말이 나왔고, 2026년 지금은 에이전트 AI가 직접 일을 처리하는 단계까지 왔는데, 

돌아보면 정말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보다 AI가 발전하는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게 느껴지는 게 괜히 드는 생각이 아닌 듯하다.


지금 나는 이 흐름 속에서 어디쯤에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겠다. 

꼭 최신을 따라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를 알고 있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런데 이런 변화를 지켜보면서 느낀 게 하나 있다. 새로운 도구를 따라가는 것도 물론 의미가 있지만, 더 근본적인 부분이 있다는 거였다. 

어떤 도구를 쓰느냐보다, 그걸 쓰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가 훨씬 중요했다.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면, AI 자체를 잘 다루는 사람이라기보다 자기 분야에 깊이가 있는 사람인 경우가 많았다. 

자기 일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으니까 AI한테 뭘 맡기면 좋을지를 알았고, 돌아온 결과를 보고 괜찮은 건지 아닌 건지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었다.

그 기본기가 없으면, AI가 아무리 그럴듯한 답을 줘도 그걸 제대로 걸러내기가 어렵다.


자기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를 아는 사람은 AI한테 질문하는 방식부터 다르다.

모르는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서 물어보니까, 돌아오는 답의 질도 함께 올라간다. 

반면에 뭘 모르는지조차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막연하게 "알려줘"라고만 하면, AI도 넓고 얕은 답밖에 줄 수가 없다.


결국 도구가 아무리 바뀌어도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도구를 많이 다뤄본 게 아니라 생각하는 힘이 단단한 사람이다.

질문을 스스로 만들 줄 알고, 결과를 자기 기준으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


흥미로운 건, AI에 너무 많이 기대다 보면 우리 뇌가 점점 스스로 생각하는 걸 줄여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거다. 

AI에만 맡겨서 글을 쓴 사람들은 자기가 쓴 글의 내용조차 잘 기억하지 못했고, 

AI가 잘하는 영역에서는 성과가 올라갔지만 AI가 잘 못하는 영역에서는 오히려 정답률이 떨어졌다고 한다. 

AI가 내놓는 그럴듯한 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습관이 생기면서, 스스로 판단하는 감각이 무뎌졌던 거다.


이걸 보면서 든 생각은, AI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편리함에 너무 익숙해지면 자기도 모르게 생각하는 근육이 조금씩 줄어들 수 있겠다는 거였다. 

당장은 티가 안 나지만, 그게 쌓이면 나중에 AI 없이 뭔가를 판단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AI를 잘 쓴다는 건, AI를 많이 쓰는 게 아니라 AI가 잘 일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정하고, 돌아온 결과를 판단하고, 다음 단계를 결정하는 것. 이건 결국 사람의 사고력이 하는 일이다.


물론 AI가 더 발전하면 이 부분까지도 알아서 처리하게 될 거다. 

그때가 오더라도, 그게 정말 내가 원하는 방향인지를 판단하는 건 여전히 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면, AI를 쓴다는 건 어디까지를 말하는 걸까. 

나는 요즘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AI를 쓰는 것보다, AI에게 방향을 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게 진짜 AI를 잘 쓰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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