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20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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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3년 만에 플로그를 다시 시작했다. "GPT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쓰겠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리고 지금,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내가 쓴 20개의 글을 한번에 쭉 읽어봤다.

솔직히 말하면, 좀 부끄럽다. 그런데 그 부끄러움이 나쁘지 않다. 부끄러운 건 그만큼 변했다는 뜻이니까.




2022년의 나 — "우리 괜찮을까?"

2022년 상반기에 11개의 글을 썼다. 2월부터 5월까지, 거의 매주 하나씩. 지금 다시 읽으면 그때의 나는 꽤 불안했다.

2021년은 팜앤디에게 쉽지 않은 해였다. 실패를 인정해야 했고, 조직을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했다. "전략적 휴식이 필요해"라고 쓰면서도 사실 쉬는 게 더 불안했던 것 같다. "전략이 어떻게 되는가에 답변하시오"라는 글 제목이 그때의 절박함을 잘 보여준다. 전략을 물으면서도 답을 나도 잘 모르고 있었으니까.

그 시기의 글들을 관통하는 건 사람에 대한 고민이다. "크루를 찾는 건 어려워!"에서 곡성이라는 입지에서 인재를 찾는 어려움을 토로했고, "우리(WE)가 되기 위해서"에서는 동료의 자격을 네 가지로 정의했다. 신뢰, 존중, 성장 욕구, 조직에 대한 관심. 지금 다시 읽어도 이건 여전히 유효하다.

"빠르게 성과를 내는 것"에서 MVP 반복과 파레토 법칙을 이야기했는데, 이건 당시 우리가 얼마나 자원이 부족했는지를 반증한다. 빠르게 돌리는 수밖에 없었다. "문제를 관리하자"에서 먼데이 보드로 문제를 체계화하자고 가이드를 썼던 것도, 머릿속에만 있던 이슈들이 넘쳐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소한 충족"이라는 글. 동료와의 말장난, 낮잠, 산책 같은 것들에서 의미를 찾자고 했다. 큰 성과가 없던 시기에 작은 것에서 버티는 힘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 "아프지 말쟈"에서는 실제로 한 달을 앓으면서도 미래 걱정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썼다. 아프면서도 일 걱정을 하는 게 건강한 건 아니지만, 그때는 그랬다.



3년의 공백 — 쓰지 않았지만 멈추지 않았다

2022년 5월 이후, 2025년 3월까지 글을 쓰지 않았다. 거의 3년. 왜 안 썼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아마 쓸 여유가 없었거나, 쓸 만큼 정리가 안 됐거나. 혹은 둘 다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3년 동안 팜앤디는 꽤 많이 달라졌다. 조직은 더 단단해졌고, 사업은 궤도를 찾아갔다. 글을 쓰지 않았을 뿐, 움직임은 계속됐다.




2025년의 나 — "우리 어디로 가는가"

3년 만에 돌아와서 9개의 글을 썼다. 2022년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면, 더 이상 "괜찮을까?"라고 묻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어디로, 어떻게"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AI에 대한 관점이다. "AI와 함께 일하는 능력을 키우셔야됩니다"에서 크루들에게 AI 활용을 강하게 요청했고, "AX(AI EXPERIENCE)와 로컬"에서는 업무 시스템 전체를 AI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2022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의제가 2025년에는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된 것이다. 로컬이라고 해서 이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오히려 자원이 부족한 우리이기에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두 번째 변화는 우선순위에 대한 집요함이다. "놓치기 쉬운 것들"에서 목표 놓침, 우선순위 부재, 숙고 부족을 세 가지 경고로 꼽았고, "우선순위만 잘 관리해도"에서는 "10배 과제에 집중하고, 0.1배 과제를 없애라"는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2022년에는 "빠르게 해보자"였다면, 2025년에는 "제대로 된 것에 집중하자"로 바뀐 셈이다.

하반기에는 목표 달성에 집중했다. "2025년도가 3달밖에 안남았다고?"에서 KPI를 점검하고, "잘 마무리하자"에서 사업 정산과 26년 준비를 다잡았으며, 12월에는 팀들의 높은 목표 달성을 기록했다. 8년차 조직이 만들어낸 실행력이다.



20개의 글이 말해주는 것

이 글들을 시간순으로 쭉 읽으면, 몇 가지가 보인다.

변하지 않은 것들. 사람에 대한 관심, 조직 문화에 대한 집착, 문제를 기록하고 관리하자는 원칙. 2022년에 했던 이야기를 2025년에도 여전히 하고 있다. 이건 일관성이라기보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확실히 바뀐 것들. 불안에서 확신으로, 생존에서 방향으로, 개인 고민에서 조직 전략으로. 시야가 넓어졌다. 4년차에 "괜찮을까" 하던 사람이 8년차에 "이렇게 가자"고 말할 수 있게 된 건, 그 사이에 쌓인 경험과 실패 덕분이다.

아쉬운 것들. 3년의 공백은 크다. 그 사이의 고민과 결정들이 기록되지 않았다. 22년 하반기부터 25년 상반기까지, 팜앤디가 어떻게 안정기에 진입했는지의 이야기가 빠져 있다. 그래서 더 꾸준히 써야 한다.




앞으로

10년차에 책을 내겠다고 했다.(플로그에 있는 모든 글들을 엮어서 ㅋㅋ..)

 아직 2년 남았다. 20개의 글은 그 책의 초고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계속 쓰는 것이다.

2022년의 글이 2025년의 나를 돌아보게 해줬듯이, 지금 쓰는 글이 2028년의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지 모른다. 확실한 건 하나다. 쓰지 않으면 돌아볼 수도 없다.

크루들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여러분의 생각을 기록하라. 고민을 기록해야 한다.

올해는 해야 하는게 정말 많다.

벌써 1월과 2월사이에 많은것들이 준비되고, 진행되고 있다. 올 한 해는 새로운 규모로 확장되는 사업들이 있고, 또한 우리의 모든 워크플로우를 아우르는 AX체제 전환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기도 한다.

도전적인것이 될수도 있고, 피곤한 일이 될 수도 있다.(누군가에게는)

이것이 도전이 되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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