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g]임산부로서 경험하는 팜앤디 사내 복지/문화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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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즈니 플러스에 <메이의 새빨간 비밀>이라는 애니메이션이 공개되었어요. (참고로 봄비 디즈니 애니메이션(미칠)광)
애니메이션을 보기 전에 메이킹 필름이 있길래 그 컨텐츠를 먼저 틀어봤어요.

이번 애니메이션 제작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모든 리더십이 '여성'이었다는 점이라고 소개되었고,
해당 영상에서 출산을 앞두고 있는 디자인 디렉터의 일 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저 분은 어떻게 임신 상태에서 저렇게 큰 일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
영화 제작이라는 긴 호흡의 프로젝트에서 핵심 리더십 자리를 어떻게 소화했을까? 

결국 인터뷰 안에서 그 답을 들을 수 있었어요.
"중대한 직책을 맡게되었는데 임신을 하게 되어서 솔직히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럴 수록 팀원들을 믿고 의지할 수 밖에 없었죠.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메이의 새빨간 거짓말> 메인 포스터 / 비하인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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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함께하고 있는 로컬링크팀은 서비스 디벨롭을 위해 다양한 기업의 HR 담당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고,
그들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업의 복지 정책을 서치하고 있어요.
각 기업마다 시행하고 있는 복지정책이 판이하게 다르지는 않지만 특이점이 있는 (or 과감한 복지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있고,
그런 기업들은 복지를 복지로만 바라보기 보다 문화로서, 기업의 정체성으로서 접근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이런 상황과 일들이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임산부로서 경험하고 있는 팜앤디 사내 복지/문화에 대해서
플로그에 이야기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번주로 임신 15주차(4개월차)이고 이제 슬슬 눈에 보일정도로 배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초산이라 모르는 것도 많고 '에? 이런다고?'하고 당황하는 부분도 많더라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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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기휴가

21년을 마무리하며 회사는 전체적으로 장기휴가 모드에 돌입했어요.
저도 크리스마스부터 1월 23일까지 장기휴가를 떠났는데, 정확히 1월 1일에 임신 사실을 알았어요. (또 TMI 등장)
기존에 저는 임신을 하면 퇴사를 하고 가정에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임신을 하니 고민이 많이 되더라구요.
출산을 하게 되면 하고 싶어도 일을 못하는 상황이 오는데 지금 꼭 일을 그만해야할까, 그런 고민들을 했어요.
많은 고민 끝에 일을 하기로 결정했지만 임신 5주차부터 시작된 입덧이 꽤나 힘들었습니다.😅
하루에 6번 토하는 날도 있었고, 속이 비어서 울렁거리면 뭐든 먹어야 했고, 먹으면 또 토하는 일이 반복되었어요.
사실 토하는 건 제 일이니까 감당하겠는데 회의하는 중에도 토 하러 화장실에 가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일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조퇴를 하는 게
일에 영향을 주니까 속상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생각한 대안은 '임신 근로자 단축근무'였고 해당 내용에 대해 베캠 팀에 논의를 요청했을 때
오히려 저에게 장기 휴가를 제안해주었어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연차와 보상휴가를 사용해서 약 한 달 동안 장기휴가를 다녀올 것을 먼저 제안해주었고, 팀에서도 그 부분을 양해해줘서
저는 덕분에 힘든 입덧 기간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참고로 저는 당시 입사 4년차였습니다! 하루 출근하시고 장기 휴가 요청하시면 안대효...! (from.노파심많은봄비) 


2. 자율 원격 근무제 / 월 선택적 자율 출근제 + 근무복장: 아무렇게나

저는 이런 근무 형태를 임산부로서 감사히 누리고 있습니다.
08시에서 13시 사이에 출근하면 되어서 잠이 많아지는 임산부 특성상 원하는 때에 자유롭게 출근하고 있어요. (물론 임신 전에도 잘 활용한 건 안 비밀)
점심시간도 1.5시간이어서 밥먹고 낮잠 때릴 수 있습니다..! 근데 요즘은 15분만 자야지 하고 누우면 40분 지나있고 그래요...
그러면 슬랙에 '몇 시까지 비업무 전환합니다.'라고 공유하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만큼 잠을 잡니다. (땡큐....)
또 중간에 비업무 전환하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만 운영하는 보건소 무료 산부인과에도 다녀올 수 있어요. 

월 선택적 자율출근제 (단 일일 최소 4시간 이상 근무 / 협업과 업무관리가 용이한지 개인의 관리가 중요)
5시간 일하다가 배가 땡긴다, 그러면 팀원들과 협업에 대해서 조율하고 퇴근할 수 있습니다. *월 소정 근로시간을 채우는 것이 전제입니다. 

원격근무가 가능하여 저는 주로 집에서 일 하고 있어요. (지옥철로 출퇴근하는 모든 임산부를 응원합니다ㅠㅠ)
헤드 오피스 크루는 협업에 따른 필요 시 헤드 오피스에서 근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 또한 임산부로서 팀원들과 회사의 배려를 받고 있습니다.
오, 특별히 사무실 청소 당번 빼 주시는 배려 감동이었습니다.🥺

근무복장 아무렇게나, 저는 중요한데요..! ㅎㅎ
임부복 쇼핑몰을 보면 직장인 맘들을 위한 오피스룩이 따로 나오기도 하더라구요.
저는 그냥 제 배를 편하게 해주는 바지만 2장 사서 돌려 입고 있습니다. ㅎㅎ (물론 외부 미팅 시에는 갖춰 입어요..!)


3. 서로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문화

매주 팀에서 위클리 미팅을 진행하는데 'TMI'시간이 있어요.
이번주 나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등 자유롭게 스스로에 대해서 오픈하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덕분에 저는 임산부로서 일할 때 어떤 점들이 어려운지에 대해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료들의 이해와 지지를 받을 수 있었어요.
자주 '15분 쉽니다.'를 활용해도, 컨디션 난조로 급하게 협업 조율을 요청해도
'왜 그런지'에 대해서 팀원들과 이야기 나눈 뒤에는 저 스스로 동료들의 눈치를 보는 게 눈에 띄게 줄어들었답니다.
(괜히 스스로 일에 욕심이 생겨서 배가 땡겨도 쉬지 않는 현상은 있습니다...)

팀원들 뿐만 아니라 회사와의 소통에서도 동일하다고 느꼈어요.
다만 '나 이게 힘들어요. 이게 불편해요. 어떻게 할거에요?'라는 식의 대화가 아니라
'이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이런 해결방법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는 제가 생각했을 때는 좋은 해결 방법을 도출하기 어려웠어요.) 같이 이 부분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을까요?'라는 식의 대화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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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임산부로서 팜앤디의 복지와 문화를 경험했을 때 제가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은
회사가 저를 사람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었어요. 

복지 정책, 기업 문화 부분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거'에요.
개개인의 모든 상황을 고려한 복지 정책, 기업 문화는 그 어떤 기업도 실행할 수 없어요. (단호)
제가 이번 플로그에서 말하고 싶었던 부분은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대화할 수 있다'는 거에요.

회사는 최대한 개인을 사람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존중하지만 분명히 그 모든 니즈를 들어줄 수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왜 그 부분이 어려운지, 왜 그 부분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크루들에게 많은 자유가 주어질 수록 상호 신뢰가 정말 중요하고 그 신뢰 안에서 모두가 정직과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키 정독 고고...! 봄비 부터 고고...! >> 팜앤디 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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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연한 복지와 문화는 없다고 생각해요.
쿠루원 모두의 노력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디즈니의 그 디자인 디렉터 분과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임신을 하게 되어서 솔직히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럴 수록 동료들을 믿고 의지할 수 밖에 없었죠.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호호 사진으로 마무리...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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