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지껄]이방인 생활 16년차, 프로 이방인의 로컬생활 입문기 (1)

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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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뉴페이스 니니예요!
벌써 입사하고 처음 한 달, 5월이 훅-하고 지나갔습니다.

달력을 보며 한 달을 돌이켜보니 실 근무일은 사실 며칠 되지 않는데, 아주 아주 오래된 것처럼 느껴져요. 잘 적응하고 있다는 사인이겠죠! (초긍정)



아무도 묻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았지만 집 떠나 해외살이 약 11년, 서울 생활 약 5년 경험자, 곡성 귀촌 한 달 차 프로 이방인의 관점에서 겪은, 혹은 겪고 있는 로컬생활기와 새로운 환경에서 만난 팜앤디의 문화를 구성원의 관점에서 나누고 싶었습니다.

일단은 시리즈 연재라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시작해 봅니다. 저보다 먼저 이곳에 터를 잡고 계신 분들께는 뉴비의 경험담이 새롭지 않을까, 로컬생활이 어떤지 막연히 궁금한 분들께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서요.

바다 건너 떠난 이는 왜 시골로 향했을까


15살이 되던 해, 고향을 떠나 아는 이도 없고 말조차 통하지 않는 곳으로 떠났습니다.
왜 그랬느냐고 물으면 그 때 저는 쉬는 시간에 무심코 바라보던 창 밖의 세상이 궁금해서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어린 마음에 도시에 대한 막연한 동경도 있었던 것 같고요.

그 때부터 총 4개국, 5개의 도시에서 바다를 건너는 생활을 했습니다. 코로나와 취업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서울에 눌러 앉게 되었지만, 사실 서울도 제겐 집이 아니니 매일이 여행같았고, 그 곳에서 저는 늘 이방인이었습니다.

지난 16년, 이방인으로서의 삶이 제게 가르쳐준 것이 있다면, 어느 곳에도 완벽히 소속이 되지 않는 삶은 분명 지독히 외롭고, 두렵지만 가장 어려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나답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했을 때 찾아온 성취, 그보다 더 선물 같은 사람들이 있어 삶이 참 아름답다는 사실도요.

선택의 기로에서, 다시 혼자가 되기 위해 로컬생활자가 되는 삶을 선택했습니다. 어쩌면 여러 가지 선택지 중 안정적이고 편안한 것 대신, 나를 나답게 만드는, 가장 어렵고 불확실하고 불안한 선택지를요.  


어쩌면 우리 모두 이방인이니까 

아직 완전히 안정되지 않아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지만, 일단 제가 생활하는 이곳에 대한 애정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어요.
곡성역에 내릴 때면, 공기가 확연히 달라서 숨을 크게 들이쉬게 됩니다. 매번 나만 유난을 떠나, 생각했는데 엊그제는 함께 기차에서 내린 분들이 같은 말씀을 하시는 걸 듣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무엇보다 제가 곡성에 오게 된 이유인 팜앤디, 그리고 같은 미션을 가지고 모인 이 곳의 크루분들이 저의 로컬생활 적응에 큰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다 같이 식사하러 갈 때마다 차를 타고 나가야 하지만, 함께 나들이 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답니다. 지역 맛집을 하나 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있어요.

불완전하지만 단단하고, 솔직한 팜앤디라서 우리가 함께 마주하는 어떤 장애물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면서, 앞으로 여기서 함께 해낼 업무에 더 기대가 생기는 요즈음입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니 첫 플로그를 이렇게 마무리 하게 되었네요.
다음 달에는 어엿한 로컬생활자로서, 조금 더 적응한 팜앤디 크루로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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