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g]비전공자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법

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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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제리에요. (안녕!😃)


이거 비밀인데.. 사실 저는 비전공자 디자이너입니다.
그래도 이젠 제가 먼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릅니다. 🤤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제가 겪은 시행착오들을 통해 누군가에겐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서 나눠요.

스크롤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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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원래 전공은 패션디자인&패션비즈니스이고 옷을 만들어 팔았어요.
이런 패션학도였던 저는 시각디자인에 대해서는 하나도 몰랐습니다.
그땐 그저 옷에 들어가는 예쁜 그래픽 정도라고 생각했을지도요.
누군가는 “같은 디자인 아니야?” 할 수도 있겠지만 디자인 세계 안에서 개인적으로는 정말 다른 세계라고 느꼈습니다.
마치 베이킹만 하던 사람이 최부자 종갓집 요리사로 들어가 고급진 한식을 해야 하는 느낌이랄까요..
무튼 그랬습니다.


이랬던 제가 약 5년 정도 실무 디자이너로, 사수없이도 느리지만 혼자 성장해올 수 있던 것들을 나눠볼게요.
과거의 제가 이것들을 알았더라면 좌절하지 않고 더 성장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니 참고 정도만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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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신이 생각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처음 저는 디자인을 생각하는 시각 자체가 달랐습니다. 패션은 솔직히 ‘멋’이 제일 중요했거든요.
일반적인 사람들이 옷을 선택하는 기준은 보통 색상> 디자인> 소재’입니다.
그래서 저도 이쁘거나 멋지면 ‘절반은 했다’라고 당연히 생각했었죠.
그렇지만 실무에서 일을 하다 보면 “이 디자인은 어떤 의미를 가졌죠?”, “이 디자인의 의도는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허다하게 듣습니다. 개인적으로 디자이너분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들을 더 많이 나누는 것 같아요.
위 질문의 답은 예를 들어 “사교적이고 친화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이 컬러를 사용했고, 이 동그라미는 연합된다는 의미를 표현해봤습니다” 등이 있겠죠. 이 사고가 저는 이해가 안 됐습니다. 

저에게는 마치 이 설명이 “제가 샤넬 옷을 사려고 하는데 이유는 과거 여성층의 편리함을 생각한 코코 샤넬 약자인 CC의 로고가 좋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들리는 것 같았거든요.
이 간극을 가진 시간을 저는 꽤 오랜 시간 거쳤던 것 같습니다. 일단 실무는 해야 하니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어느 정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기간을 지나고 나서 배운 점은 “의미도, 시각적인 아름다움도 중요하다.”입니다. 
너무 뻔한가요?
그렇지만 저는 여기서도 저만의 우선순위를 둘 수 있었어요.
여전히 저는 “시각적 아름다움> 의미”입니다.
이유는 여전히 사람들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먼저 반응한다고 생각했고, 애착이나 충성은 의미로부터 나온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도 디자이너마다 가진 생각들이 다를 수 있어요.

제가 말하고 싶은 지점은 자신이 생각하는 디자인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고민을 해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고민을 해본 사람이라면 같은 분야에서도 쉽게 대체되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2.쭈굴미를 버리고 자신감을 가져라. 

전공을 하지 않은 실무자들은 보통 자신감이 없습니다.
특히 전공이 아닌데 심지어 회사에 사수가 없는 스타트업이나 인하우스 디자이너의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비단 디자이너에게만 해당하는 고민은 아니겠죠.
“내가 하고있는 게 잘하고 있는게 맞을까?”,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하면 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이런 고민들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일에 자신감이 떨어지고 “내가 도움이 되는 사람일까?”, “이게 나한테 맞는 걸까?” 이렇게 자신을 갉아먹기까지 합니다.
저도 그랬고요. 그래서 당연히 드는 생각이니 자신을 갉아먹는 생각을 버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을 깍아 내리지말고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생각해보고 열심히 공부해보세요. 그래도 안되면 그때 포기하면 됩니다.
“그때 내가 이렇게 해봤는데 해보니까 나랑 진짜 안맞긴하더라”하고요.
해보지도 않고 그만두면 자신감 없던 자신의 모습만 기억에 남을 겁니다.



3.하나씩 뜯어보고 공부해라.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선 처음엔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할 겁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가진 질문을 깊게 생각해보고 하나씩 뜯어보세요.
“프로젝트를 진행해나가는 프로세스를 모르겠어”, “머리로는 이런걸 만들면 되겠다 싶은데 표현할 수 있는 스킬이 부족한 것 같아”, “하긴 하는데 잘 전달하지 못하는 것 같아” 분명 이런 세밀한 지점들이 생깁니다.
이 질문들을 하나씩 두고 거기에 맞는 자료들을 많이 보세요.
유튜브, 책, 브런치, 구글링, 강의, 지식 플랫폼 등 다 좋아요. 배울 수 있는 곳은 많습니다.

그리고 부족함을 느낀다는 것은 채울 수 있다는 뜻이고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어느 분야든 전공자지만 이론만 해박한 사람보다 전공이 아니더라도 실무에서 1-2년 굴러본 사람이 분명 더 잘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디자인에 대해 정말 하나도 모르는 사람도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까요? 네!

디자이너들에게 보통 “디자인의 사고를 넓혀야 해”, “많은 것을 봐야 해”, “스킬보다 중요한 것이 있어”라고 많이 이야기하지만,
디자인에 대해서 정말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저는 기본적인 스킬부터 가져라고 말할 겁니다.
사고의 폭을 넓히고 개념을 쌓는 일은 그다음에 하면 됩니다.
당장 벡터와 픽셀에 차이도 모르고 명함 한 장도 못 만들면서 어떻게 실무에 뛰어들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들의 디자인을 그저 똑같이 따라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툴은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디자인적 사고는 “디자인”에서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직무나 직업을 바꾸게 되더라도 분명 이전에 했던 일들이 자신에게 인사이트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평생직업도 직장도 없는 요즘 시대에 저도 언젠가 디자이너가 아닌 다른 직무를 갖게 될 수도 있고 그때도 분명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그래도 이 경험이 저를 더 풍부하게 만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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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느 에이전시에 들어가면 여전히 주니어 디자이너일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다른 사고와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같은 직무의 사람들을 다 모아두고 봐도 정말 ‘다 다릅니다’ 언어도 다르고, 프로세스도 다르고, 같은 걸 해도 해나가는 방식이 달라요. 그저 그중에 한 사람이 자신이라는거죠.
그 세계에서 통용되는 지식이 있다면 배우고 흡수하면 됩니다.
그리고 여전히 다른 생각이 있다면 자신만의 방법으로 소화하면 됩니다. 그럼 그게 자신의 강점이 될 수있을거에요.
그러니 자신의 부족한 것을 보고 너무 좌절하지 말고 자신이 가진 특별함에 집중해보세요.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는 게 불행이지 때론 결핍이 강인함과 부유함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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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급마무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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